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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습니다. 시와 예술은 숱한 고정관념과 타성, 당연의 세계를 깨뜨릴 힘을 내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시 정신, 예술정신을 갈무리 한 종교는 현실을 변역할 힘을 갖습니다.
- 지금 우리 시대를, 우리의 종교를 찬찬히 들여다봅니다. 시 언어가 사라진 자리를 이성과 합리에 기반한 산문적 언어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계산과 타산에 밝은 산문적 인생들이 종교라는 울타리를 치고 그 안에서 북적댑니다. 가슴에 종교인이라는 명찰을 떡하니 달고 예수의 본질을 훼손하면서 말입니다. 황야에 핀 야생초와도 같은 예수가 그리워지는 까닭도 그래서인지 모릅니다. 예수야말로 '산문적 인생의 복판을 질러간 시의 원형' 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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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신비가의 표현처럼 '깊이를 알 수 없는 신성의 가장 높은 부분이 겸손의 심연에 자리 잡은 가장 낮은 것에 굴복'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쉽게 표현하자면, 높이 계신 하느님도 참으로 겸손한 사람 앞에서는 맥을 못 추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신학자 매튜폭스는 겸손에 대해 '신을 빨아들이는 진공청소기' 라고 은유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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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의 빛을 갈무리한 시인의 넉넉한 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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