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당신은 빛이십니다
나는 그 뒤에 쓰러지는
그림자이고 싶지만
그 그늘 속에서 떨고만 있는
한 작은 어둠
어둠 속에 숨을 수밖에 없는,
나는 사랑이지도 못하고
하느님
당신은 언제나 생명이십니다
나는 그 생명을
조금 나누어 받아
당신의 삶을 살아가는
한 작은 인간
하지만 당신의 뜻보다는
내 마음대로 살아가는
고집 센 어린아이
당신의 꾸중이 겁은 나지만
아직도 어둠에 떨고 있는
어린 영혼
늘상 당신의 뜻대로
살아갈 수 있다면
나는 하늘을 보며
걸을 수 있겠지만
별을 향해 건네는 말도
아직은 자신이 없습니다
하느님
나의 시간은 얼마나 남았는지요
들판의 한 어린 나무가
떨고 있습니다
아직도 푸른 바람은 날아오는데
당신의 이 어둠에서
언제쯤이면 벗어날 수 있을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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