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하기를 더디 하는 것이
사람의 슬기요
허물을 용서하는 것이
자기의 영광이니라
잠언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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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씀을 받고,
노하는 것과 용서하는 것의 대상을 타인에게 두고 그것이 잘 안될 때마다 더 이 말씀을 붙잡곤 했다.
하지만 화를 내는 것과 허물을 용서해야 할 대상이 '나'일 수도 있구나 라는 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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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루 빨리 죄인 타이틀을 벗고 하나님 앞에 의로운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죄를 짓고 떠올리고 품을 때마다 그러면 안 된다고 나 자신에게 화를 냈다.
그런데 그 분노는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사랑 없는 히스테리일뿐이었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매우 제한적으로 변하기 시작했고, 내가 죄된 나에게 의로운 화를 낼 수도 없는데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착각해서는 마구 나를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물론 죄를 가만둘 수는 없었다.
하지만 뭔가를 할 수도 없었다.
'나는 죄인이지만 그 죄를 방관하지 않고 깨어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라고 생각하며
있는대로 마음을 할퀴어놓았다.
그 아픈 상처가, 고통이 내 의가 되어준다고 믿었다. 왜 내 마음은 점점 아프기만 하고 메말라가고 외롭기만한지, 또 그게 나에게 유익이 될 거라 믿으며 기도하는 내게,
하나님은 사람을 보내셔서
'나의 의를 세우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라는 걸 깨닫게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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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걸 깨닫는데,
'아, 그럼 내 의를 세우는 힘든 짓도 그만하고 진짜 하나님 말씀만 보자.' 라고 말하면서
내 맘이 너무 우울해지는 걸 느꼈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게 도대체 뭘까.
나는 좀 기뻐하면서 신앙생활하고 싶은데,
다른 사람처럼 즐겁게 봉사도 하고,
사람들이랑 잘 어울려서 섬기고 사랑하고,
진짜 기쁘게 하나님 예배하고 싶은데.
다른 건 다 안 되더라도 진짜 하나님이랑 잠깐만이라도 친해지고 싶은데.
'내가 너무 몹쓸 사람이라 허락 안해주시나'
'아냐 그래도 기다리면 허락하시겠지'
그렇게 아무리 묵상하고 기도하고 찬양해도
결국 빈 그릇일 뿐인데.
이젠 누구에게도 마음 주기가 너무 어려워져버렸다.
가장 은밀한 마음 드리려는 분으로부터 거절당하는 것만 같아,
열병에 걸린 아기를 품에 안은 엄마처럼,
내 마음 둘 곳 없어 꽁꽁 숨기고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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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바라볼 곳이 한 군데 밖에 없다.
내 모든 의지를 다해서 더 열심히 기도하고 말씀 읽을 거다. 일이 바빠도 더 꾸준히 묵상하고 일 자체가 하나님과 연결되도록 더 많이많이 하나님 생각할 거다.
삶을 그분의 법대로 살아가는 것이 내겐 가장 버거운 짐이지만 아직 거듭나지 않았다고방종하는 삶이 되지 않겠다. 어설픈 은혜는 절대로 구하지 않겠다. 그냥 날씨가 좋아서 기분이 좋고 배부르고 일 잘 마쳐서 다시 내게 눕던 자리에 차가운 마음과 함께 홀로 눕게 되는 끔찍한 외로움을 마주하고 싶지 않지만 어쩌면 가망 없는 지금의 상황이 믿음을 연단하는 기회일지 모른다.
어쩌면 하나님께서 나에게 관심 가져주실지도 모른다.
앞날을 모르니까 더 성실하게 찾아야지.
출처: 인스타그램 shimji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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